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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인재포럼] "이론도 실습실서 교육…요리인재 필요조건은 오감+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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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경사업국 2012. 10. 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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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7 17:27 / 수정: 2012-10-08 03:01

[미리 보는 인재포럼]

"이론도 실습실서 교육…요리인재 필요조건은 오감+상상력"

글로벌 인재포럼 10월23~25일 소공동 롯데호텔
세계적 요리학교 르코르동블루 앙드레 쿠앵트로 회장

경력 많아도 칼 잡는 법부터…기본 중시하는 교육방식 채택
교수와 시장서 식자재 구입…감각·다양한 문화 결합돼야 창조적 요리개발로 이어져
“요리라는 건 인간의 오감(五感)으로 느끼는 예술이죠. 학생들이 미각과 후각, 시각을 최대한 활용해 온몸으로 요리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요리학교인 르꼬르동블루의 앙드레 쿠앵트로 회장은 “110년 전통인 르꼬르동블루의 힘은 ‘기본’을 중시하는 데서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의실에서 수업하지 않고 실습실에서 교수와 학생이 교감하는 학습법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1895년 파리에 처음 설립된 르꼬르동블루는 전 세계 20개 나라에 40개 분교를 설립한 세계적인 요리·제과·제빵 학교다. 이를 통해 연간 2만5000명의 요리 전문가를 배출한다.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면 받을 수 있는 ‘르꼬르동블루 그랑 디플롬’ 학위는 요리 전문가로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한국에서도 2002년 숙명여대와 합작해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를 세워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한국 졸업생을 배출했다. 미국의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이탈리아의 ICIF(Italian Culinary Institute for Foreigners) 등과 함께 ‘세계 3대 요리학교’로 알려져 있다.

쿠앵트로 회장은 전 세계 요리사 지망생들이 르꼬르동블루로 요리를 배우기 위해 몰려드는 비결로 ‘기본을 중시하는 교육 방식’을 꼽았다. 르꼬르동블루 교육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의 요리 교육이 실습 교육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쿠앵트로 회장은 “이론 교육조차 강의실에서 하지 않고 실습실에서 이뤄진다”며 “교수가 식자재를 선택하고 다루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보여주고 완성된 요리를 맛볼 수 있게 해주는 ‘시연 강의’가 전체 강의 중 50%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화려한 경력을 가진 요리사든 일단 르꼬르동블루에 입학하면 칼 잡는 방법과 재료 썰기, 소스 만드는 법 등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세계 3대 요리학교로 불리는 르꼬르동블루는 이론 교육도 강의실이 아닌 실습실에서 할 정도로 실습을 강조한다. 식자재 선택부터 조리 과정, 완성된 요리 시식까지 이어지는 시연 강의가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앙드레 쿠앵트로 회장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길러야 창조적인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쿠앵트로 회장은 “피아노 치는 법을 가르칠 때 악보를 읽는 법을 완벽히 마스터해야 하는 것처럼 단순히 ‘오일파스타 만드는 법’ 같은 메뉴 30여가지를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자재를 다루는 법, 각 요리 간 궁합을 맞추는 법 등 요리의 기초를 충분히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래야 어느 분야에 진출하든 요리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쿠앵트로 회장은 ‘교실 외 수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역설했다. 그는 “르꼬르동블루의 학생들은 주기적으로 교수들과 직접 시장을 보러 간다”며 “좋은 맛을 내는 식자재가 어떤 것인가를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 감각을 사용해 배우는 것이 혁신적 음식 개발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인턴십을 장려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한국 분교에서도 하얏트, 메리어트호텔 등 1급 호텔과 연계해 매년 학생들의 인턴십을 실시하고 있다.

쿠앵트로 회장은 “단순히 기술을 연마하는 데 그치지 말고 요리를 위한 상상력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르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능력을 키워야 창조적인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쿠앵트로 회장은 요리사가 경영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는 것도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방 인력을 어떻게 꾸리고 레스토랑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나갈지 배우는 것은 필수”라며 “요리사도 마케팅, 인적자원, 재정 등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아놓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쿠앵트로 회장은 1984년 쿠앵트로 가문이 요리 및 제과 학교 르꼬르동블루를 인수하면서 회장으로 부임했다. 세계적 주류회사인 ‘쿠앵트로 리퀴르’ 창업자의 5세손이고, 외가는 ‘레미 마르탱 코냑’ 집안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포도 농장에서 뛰어놀고 자라면서 음식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하고 생각할 기회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르꼬르동블루를 인수하자마자 커리큘럼을 강화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프랑스 최고 조리장들을 채용해 파리 본교에 투입시켰다. 캐나다 오타와,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 전 세계 20개국에 분교를 세우면서 공격적으로 세를 확장해 지금 같은 르꼬르동블루의 명성을 쌓은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력

△1948년 출생 △HEC(경제 전문 그랑제콜), 파리 시앙스포(정치 전문 그랑제콜) 졸업 △1977년 쿠앵트로그룹에 세일즈 매니저로 입사 △1984년 쿠앵트로 가문이 르꼬르동블루를 인수하면서 회장 취임 △2003년 미국 알리앙스프랑세즈 연합 ‘올해의 인물’ 선정 △2004년 한국 농림부에서 김치홍보대사로 선정 △2008년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여 △2010년 IACP(국제요리전문가협회) 공로상 수상 △프랑스 언어·문화교육원 알리앙스프랑세즈 파리 부회장 △국제요리전문가협회, 미국 와인&요리교육협회, 프랑스 아에로클럽, 유럽호텔요식경영자격협의회 회원으로 활동 중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