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인재포럼2010]“4분기 최대 관건은 서비스...
[Global HR Forum 2010] 그린스펀 vs 장하준 글로벌인재포럼 기조 특별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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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속보] 그린스펀 “미국경제 더블딥 우려국면 이미 지났다”
“자산유동화 현상 광범위…두려움(폴링백) 때문”
“4분기 최대 관건은 서비스부문…큰 사건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10’ 화상기조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더블딥을 우려할 국면은 이제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 사건들은 경제학자들의 예상보다 빨리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주요 20개국(G20)회의가 전세계 주요 경제 이슈를 두루 다루면서 조율하는 중요한 지위를 굳혔다”는 평가도 내렸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글로벌 경제 주요 이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차분하고도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 참석한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파생상품 규제 등 일부 주제에 대해선 대담 진행자로 나선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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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기조연설 발언 전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
오늘 첫번째 기조연설에선 전 FRB의장인 그린스펀 박사를 모시게 됐다.그린스펀 전 의장은 따로 소개가 필요 없는 분이다.줄리아드 음대에서 클라리넷을 배우고 밴드에서 연주도 하는 등 많은 재주를 가진 분이지만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금융제도 분야 권위자다.미 연준 의장을 오랫동안 맡아 왔고 퇴임 후에도 세계의 경제정책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라 할 수 있다.
지금 “경기 침체가 끝났다”라고들 얘기 하기도 하는데,지난 몇년간 대공황 이래 최대 경제위기를 겪었다.대부분 ‘침체’라고 할 때는 고용은 줄고,주택가격은 하락하고,주택시장이 변동하는 것을 의미한다.미국 영국 등에선 더블딥 침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아일랜드에선 이미 이런 일이 일어났다.최근 아일랜드 정부가 은행권 구제를 결정했다.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2%수준에 달했다.경제 거품해소를 위해 아일랜드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는 중이다.더 많은 정부지출 삭감이 있을 것이다.그래서 경제가 계속 침체국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아이슬란드도,라트비아도 경제침체를 겪고 있다.
물론 경제개혁을 통해 나아지는 점도 있다.국제결제은행(BIS)을 통해 바젤3 도입 같은 많은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같은 개혁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금융산업이 구시대적 사업운영을 계속하고 있다.정부도 전례없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하지만 주택시장 침체나 실업률 상승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특히 미국에서도 금융 개혁이 일고 있다.중국도 환율 제도 변화에 저항하고 있다.이에 따라 무역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경제는 2008년 위기 후 크게 약화됐다.그래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경제인 것도 사실이다.앞으로 몇년간 세계 금융권이 어떻게 나갈 지는 미국경제 상황에 달려있다.현재 경제회복은 모호하고,특히 부동산 경기침체는 심각하다.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너무 신속하게 예산을 삭감해서 시장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우선 기조연설 시작 전에 한국경제신문과 주최측에 글로벌인재포럼 2010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싶다.질문에 답하기 전에 미국상황을 말하자면 미국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몇 주간 상황을 보면 제조업에서 취약점을 보여주고 있다.8~10월에 드러난 취약점은 재고증가의 결과라고 생각된다.이 기간 중 늘어난 재고량 탓이다.전체적으로 이같은 취약점 때문에 경제활동이 약해졌다.
변화의 속도도 느려졌다.충분히 상황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이같은 경제 상황이 내년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미국과 다른 국가들,특히 영국은 전례 없는 위험회피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고정자산을 유동화하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굉장히 기이한 현상이다.미국 경제는 약한 회복조짐을 보이는데 기업들의 마진은 크게 상승했다.기업들은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이런 수익은 사실 명목상 GDP가 올라서가 아니라 생산성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에너지와 원자재 서비스 부문에서 생산성이 올라가고 있다.노동생산성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여기에 외국에서 얻는 수익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엄청난 수익상승을 경험하고 있다.이런 분위기가 3분기,4분기로 이어질 것이다.
제가 여러 분석가들을 통해 얻은 실적은 3분기 순익 예상치보다 웃돌고 있다.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어떤 두려움에 기인한 대비(폴링백)현상을 볼 수 있다.자본지출이 늘면서 동시에 현금흐름과 기업수익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그 결과는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50~60년 묵은 고정자산으로부터 분리되거나 이탈·후퇴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JP모건은 이런 현상이 50년래 최고치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유동현금 흐름이 고정자산이 아닌 다른 자산쪽으로 돌고 있는 것이다.이런 현상은 비금융권 미국 자산부문에서 가장 많이 보인다.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자산 유동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지금 이 시점에 일어나는 것일까.이것은 엄청난 대비(폴링백)현상 때문이다.다시 말해서 두려움이 시장에 퍼져있기 때문이다.미래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우려가 커진 것이다.
또 세가지 기본적인 우려사항도 이같은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첫번째는 금융위기의 공포가 잔존하고 있다는 점이다.아직도 많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또 금융·제도권에 대한 신뢰상의 문제다.여기에다 미국 금융제도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도드·프랭크 법안으로 구체적인 은행 규제사항이 전환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이럼 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시장에 대한 자본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금융위기의 충격효과나 금융규제라는 두가지 요인 모두 자본투자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엄청난 규모의 연방적자를 놓고 지난 40년간의 흐름에 비춰볼 때 GDP대비 재정적자 규모와 고정자산으로 가는 현금흐름과 상관관계가 있다.
현재는 민간부문에 돈이 쉽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그래서 자본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왜 그런 현상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건설부분,주택과 상업부문에서의 단기지출은 모두 2006년 절정기 대비 40%정도 감소했다.이것이 다시 GDP에 엄청난 영향을 주며 침체를 부추겼다.이들 요인은 침체기에 회복을 그만큼 더 느리게 하고 발목을 잡는다.
자동차 부문도 마찬가지다.최근의 판매량을 볼때 자동차 산업도 위기 이전수준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
이제 4분기에 직면한 문제를 짚고 가보자.아마도 더블딥 가능성이 실제화되는 문제를 걱정할 때는 지나간 듯 하다.서비스 부문이 매우 중요하다.전체 사이클에서 중요한게 서비스 부문이다.이 부문 역시 성장 둔화상태에 있고,실업률이 매우 높은 상태다.1년 넘게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고 있다.이는 다시 시장 회복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주택 부분에서 최근 약간의 긍적적 변화가 있었다.하지만 재고를 처리하는 문제는 해결할 필요가 있다.이런 것들이 미국경제 건설부문에 압력을 주고,주택가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주택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이게 전체 문제는 아니다.우리가 고려해야 할 부분은 ‘판매 재고’다.압류당한 주택들이 시장에서 재판매되는 과정에 있다.주택 압류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그러나 전반적인 주택가격은 올초부터 안정화되는 추세다.‘하향’에서 ‘안정’으로 돌아섰다.9월의 주택판매 평균가격은 안정화됐다.압류현상이 몇년간 가속화됐는데 2005~2006년에 800만채의 새 주택이 신축됐지만 지금은 20%나 떨어진 값에 모기지로만 구입이 가능한 상황이다.모기지가 실제로는 줄고 가격도 4분의 1가량으로 떨어졌다.주택 보유자들이 지금 다시 살아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
이와 함께 현재 미국에서는 예산문제도 심각하다.이 문제가 즉각적인 인플레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재정간섭 없을 경우 인플레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예산적자 문제는 심각한지만,필요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연방정부는 장기적인 예산안을 짤 필요가 있고,장기적으로 일어날 심각한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미국 예산은 여러 부문에서 삭감이 이뤄졌다.사실상 거의 모든 부문이 삭감됐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아보이진 않았다.다행이 최근 약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미국 경제가 여전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것은 묵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장 교수
불확실성 높은 시대에 살고 있다.미국 주택문제는 심각하고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예산문제 역시 심각하다.이런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말보다 행동이 더 어렵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너무 많은 예산을 너무 빨리 삭감하거나 너무 적게,너무 늦게 삭감하는 것도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지금은 위험하고 무서운 시대라 할 수 있다.
세계시장을 살펴보자.세계시장에서 10년간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부상이라 할 수 있다.중국에 대한 공포라고 까지 표현할 수 있을 듯 싶다.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국으로 부상했다.그러면서도 여전히 1인당 소득 측면에선 가난한 국가다.미국 보다 인구는 4배나 많지만 소득수준은 10%밖에 안된다.
질적으로 볼때 중국의 정책 우선순위는 안정화에 있다고 여겨진다.중국정부는 이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다.미국과 일본도 이 문제에 관여하고 있고 투자와 분배를 종용하고 있다.하지만 이런 불균형이 정치적인 문제로 커지기 전에 과연 조정할 수 있을까.
또 인도가 전세계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최근 미 의회에서 중국을 경제제재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그 법의 취지는 이해한다.하지만 앞으로 일본이나 독일의 무역흑자가 중국보다 문제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글로벌 시스템이라는 맥락에서 미국과 중국간 환율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그린스펀 전 의장
중국의 경우,정치적 체제로 인해 전세계적 차원에서 자본주의 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그러면서도 역동적인 요소들이 작동하는 시장이다.또 중국의 경제정책에 관여하는 여러 정치적인 문제점도 있다.이런 것들이 전세계 안정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청난 수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게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이런 안정화 작업은 기본적으로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자본투자의 대부분이 중국에선 정부 주도아래 진행됐다.지방정부,중앙정부가 각종 국영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그러면서 정부에 유입된 요소들을 측정해 GDP통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중국의 GDP는 정부로 오는 원자재와 에너지 사용 규모,인력 사용 수준을 통해 측정되고 있다.중국과 다른 국가들이 거래할 때는 실질적으로 거래되는 부분의 GDP가 중요하다.
여기에 중국은 고용을 창출하기 보다는 단순히 무엇을 생산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베이징에 가 보면 빈 건물이 많다.이런 행위는 지속할 수 있는 게 아니다.그래서 중국은 인플레 압력 받고 있다.물가 상승에 대해 중국정부가 걱정하고 있다.최근 중국정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개인적으로 중국 중앙은행 총재를 잘 알고 있는데 전세계 상황을 잘 아는 분이다.정부에 올바른 정책건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중국의 성장은 아마 곧 둔화되겠지만,지금까진 가속화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최근 몇주의 상황을 보면.전세계가 좋은 시절을 만들 만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이끄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장 교수
중국은 GDP상으로 2~3년 수치와 비교해 볼 때 전세계에서 가장 큰 부양책을 사용했다고 보여진다.전체 GDP의 50%에 달하는 부분이 부양책의 영향이라고 할 정도다.베이징에 빈 건물이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최근 상하이에 제3공항을 건설하기도 했다.중국은 조만간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다.그러면 세계경제도 같이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닌가 싶다.추측건대 이런 어려움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
큰 사건(이벤트)은 언제나 경제학자들이 예측한 것 보다 빨리 일어난다.그러니 조심해야 한다.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모니터하고 자문하고 논의해야 한다.특히 중국 당국자들과 긴밀하게 공조해야 한다.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여러 곳에서 상당히 실력있는 책임자들과 만나봤는데 그들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초기 부터 만남을 통해 많이 배우고 교류했다.
▷장 교수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경주에서 열렸다.여기엔 중국과 인도,아르헨티나,브라질,인도네시아 등이 참여했다.한국은 선진국과 다른 나라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했다.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40년대 만들어진 뒤 그동안 엄청난 역할을 해왔다.G20은 세계경제 거버넌스 시스템의 일부가 됐다.IMF 등 기구들이 있는데 의사결정 과정은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투표권도 경제 규모에 비례한다.
이번 경주회의에서 유럽이 두개의 의석을 개도국에게 넘겨준다는 결정이 나왔다.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급성장하는 개도국이 동의 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이는 150개 이상의 국가에 해당한다.시간이 흐르면서 G20이 경제 거버넌스 시스템에 영향을 주겠지만 단기적으론 한계도 있을 것 같다.앞으로 글로벌 시스템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좀더 조율된 대표제도를 활용하는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갈 것으로 본다.
▷그린스펀 전 의장
G20회담이 세계경제의 전체적인 구조를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회담에서 모든 국가에 긴요한 토론이 이뤄지는 것은 맞다.IMF도 일년에 두 번 회동한다.토론 내용은 전세계에 다시 반영된다.아시아 아프리카 등 대부분의 나라들에 반영된다.IMF 참가국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G20이 아닌 비회원 국가들의 영향력도 무시하지 못한다.상당한 많은 조율이 G20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시장 문제이지만 국내 문제들이 세계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각 나라를 대표하는 경제 담당 관계자들이 G20에 참석해 여러 이슈들을 토론한다.이런 이슈들은 어느 정도 국내에서 조율되고 결정된 것들이다.문제는 (내가 알고 있기로) G20에 참석한 국가중 어느 한 국가도 자국으로 돌아갔을 때 새로운 조치를 시도하리라 생각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한국의 경우도 회담에 참석해 토론한 후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진 않을 것이다.
토론은 좋은 것이지만 그것에 관해 각 국가가 보유통화량을 재제한다는 식으로,구체적으로 발전되지 않는다면 실제적인 큰 변화를 일으키진 못할 것이다.통화량 증가나 환율 문제 같은 것들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타국에 대해서 분석한 것은 다 맞는 말이다.문제는 자국에 그것을 적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데 있다.예를 들어 자산구매량을 긴축시킨다든지,통화량을 억제한다든지,환율문제 같은 것을 중앙은행에서 다루지 않으면 아무리 회담하고 토론해도 시장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
▷장 교수
첨언하자면 같은 국가 내에서도 사람들이 다른 이권에 얽매여 있으면 입장이 다르다.금융산업 같은 경우 강달러 정책을 지지하고,제조업은 약달러 정책을 지지하는 식이다.이런 것들이 통화에 영향을 준다.대통령이나 재무장관이 “이렇게 하고 싶다”고 얘기해도 국내정치 상황에서 달라진다.그래서 긴밀하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금융권에서 규제개혁에 대해 얘기했는데,그린스펀 의장께선 과거 2008년 금융위기가 왔을 때 불필요한 비평과 비판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일부 비판은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저금리 정책이 같이 동반됐어야 한다든지,모기지 규제를 강화했어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영국의 경우 2004∼2006년에는 담보주택 가치보다 높은 수준의 대출이 가능했다.거품을 없앨 여러 조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지지 않았다.
폴슨 재무장관 시절에 금융개혁이 추진됐지만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어 엄청난 영향을 줬다.파생상품이 주택시장에 전례없던 거품을 일으켰다.루이지애나에서 주택담보 대출받은 돈을 못 갚으면 지구편 반대에도 금융위기가 오는 시대다.이런 상황에서 금융규제나 규제완화가 2008년 이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지만 위기는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린스펀 전 의장
문제의 성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오진하면 내놓은 해결책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제 생각에 문제는 리스크를 평가하는 것이다.모든 금융 기관들이 적절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면 이런 위기가 오지 않았을 것이다.자본이 적절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채무불이행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부의 효과 때문에 자산가치가 하락했을 때 경제적 파급효과 일어나진 않았을 것이다.2008년 금융위기가 세계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아마 역사상 가장 심각한 위기였을 것이다.1930년대 대공황은 경제적 문제였지만 시장 자체가 ‘셧다운’ 되진 않았다.하지만 수많은 머니마킷과 뮤추얼펀드가 리먼 파산후 몇시간후 셧다운됐다.정부가 나서 시장경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중재에 나서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거품이 붕괴되면서 2차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오는 경우는 드물다.그런데 전염병 수준의 파산 상황이 실제 일어났다.그 기간중 흥미로운 점은 장기금리가 내려갔다는 점이다.그 이유는 개발도상국에서 경제활동이 둔화됐기 때문이다.그래서 엄청난 돈(저축)이 세계시장으로 흘러나오면서 채권시장으로 유입됐다.모든 개도국은 한 자리수 금리로 장기간 자금을 차입할 수 있었다.모기지 금리는 내려가지 않았고 자금도 충분히 확대되지 않았다.그래서 글로벌 채권 시장에선 채권의 가격이 중앙시장과 국제시장에 의해 결정될 수 없었다.
앞으로 큰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자본확충이다.그밖엔 미국 경제상황과 연관된 문제들이다.사기행위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부정과 사기행위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없었다.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은 부정행위가 너무 많았고 이것은 불법행위였다.이런 사기가 시장의 효과적 운영에 악영향을 줬다.시장 거래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시장기능을 마비시켰다.
이에 대해선 바젤3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적절한 자본 수준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되고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내야한다.거품이 어디서 시작됐고,예방할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더블 버블이 어디서 기인하는지도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세계경제의 확장기간이 장기간 이뤄졌다는 점이다.침체기도 거의 안거치고 일어났다.합리적·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인 확장을 경험할 때는 자본의 비용을 줄여나간다.여기서 문제가 기인했다.시스템내 자본이 적절했다면 손실을 충분히 감당 했을 것이다.닷컴 붐도 마찬가지다.2차 버블에 대비하지 못한채 15∼20년이 흘렀다.만약 적절한 자본을 시스템이 보유하고 있었다면 주주들에게만 영향을 줬을 것이다.
▷장 교수
자본 보유량만 충분했다면 문제가 크게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란 진단에 동의한다.분배 부분에서 여러 제재완화 등이 있었다.이것이 독립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규제완화 문제는 독립적으로 움직인 게 아니다.문제와 원인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물론 사기 부정 문제도 있는데 이런 사기 부정문제가 왜 일어났느냐도 고려해 봐야한다.
이런 사기문제 관련해 다수의 학자들은 “너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아무도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던 것이다.일상적 차원에서 문제를 다룰 수 없었다.그래서 은행에 있는 전문가도 경제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규제완화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린스펀 의장
문제는 혁신과 확장이 언제 일어나는 것이냐지 규제완화 문제가 아니다.혁신은 장점이 많다.글로벌 경제위기의 한 요인이라고 평가되는 혁신은 미국 경제에 큰 도움됐다고 생각한다.파생상품의 확산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다만 모든 혁신 속에 상당한 실패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간과한 게 문제였다.재정 뿐 아니라 모든 혁신에선 실패가 있다.에디슨도 수많은 실패를 거쳤다.혁신이 늘어날 때 이같은 현상이 규제완화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규제완화는 이미 시장에 있었다.이것을 어떻게 혁신에 적용하느냐에서 실패한 것이다.재정상품에 결과가 어떻게 나오냐는 예측을 잘못한 것이다.적절한 자본이 있었고 이런 확장이 규제완화 환경에서 잘 적용됐다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위기전에는 많은 금융기관들이 리스크를 감당하길 원치 않았다.이상적으로 작동하는 시장만을 생각한 채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많은 최고경영자(CEO)들과 금융기관의 회장들이 미국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미국시장의 시장점유율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시장가격이 오르고 성공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너무 희망적인 시각에 사로잡혔던게 우리의 약점이라고 생각한다.모든 이슈들은 자본보유문제와 사기억제문제로 조정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규제 상황안에서 제대로 적용됐으면 시장붕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장 교수
더 빠른 자동차는 더 좋은 브레이크가 있어야 한다.규제완화 상황에서 많은 혁신과 파생상품이 나왔을 때 강력한 자본베이스를 요구하고 준비했어야 한다.세계경제를 1960∼1970년대와 비교해보면 금융상품의 혁신이 없어도 잘 성장했을 것으로 생각된다.최근 중국의 급부상에도 불구하고,오늘날의 경제성장은 60∼70년대 경제성장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된다.혁신이 좋은 점도 있지만 부작용이 더 많다.
그리고 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하다.규제당국이 다루기에 버거울정도로 복잡해진게 사실이다.일반적으로 다룰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복잡성 자체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시스템을 간소화하면 어떨까.파생상품 같은 경우 유효성이 입증돼야만 판매를 할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말이다.금융혁신은 비생산적인 측면도 많다.일부 파생상품은 너무 복잡한데다 문제점이 초기부터 농후해 사전예방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꽃을 수백 송이 피워보고 난 뒤에 어떤 게 좋은지 보는 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린스펀 의장
시장에는 구체적인 문제 있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내가 다 가지고 있지는 않다.세계적으로 볼때 주요 경제국의 수입 중 금융과 보험쪽 비율이 커지고 있다.2009년에 미국 경제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수준이 8%에 달했다.놀라운 점은 2009년 금융소득 수준이 2007∼2008년보다 높다는 것이다.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중국도 여기에 포함된다.
미국의 경우,금융서비스 수요는 주요 비금융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미국서는 이것을 메인스트림에서 온다고 한다.제기하고 싶은 것은 이런 현상을 도대체 무엇이 일으키고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답은 내가 모른다.이런 지속적인 금융서비스 요구의 증가가 전세계적 현상이 된 이유는 무얼까.그리고 50년전 미국은 건실한 경제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때의 표준 생활수준은 오늘날보다 크게 낮았다.저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답을 찾기위해 노력했다.
▷장 교수
리스크 평가를 어렵게 하는 분야는 회의적으로 봐야한다.신용등급회사들의 등급이나 평가에 대해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많은 기관들이 너무 복잡해졌다.수천개의 모기지를 한꺼번에 다루면 리스크 평가가 힘들어진다.무엇이 우리 시스템을 복잡하게 하고 대처하는데 힘들게 하는지 봐야한다.
다시 말하지만 빠른 차는 좋은 브레이크와 좋은 신호,교통법이 필요하다.자동차 빨라지면 사실은 더 좋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오랜 시간 함께 해줘 감사하다.
▷그린스펀 의장
포럼에 초청해 준 것에 감사한다.글로벌인재포럼에 참석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장 교수와 오늘 논의한 중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게 모두가 해야할 큰 일이고 힘든 일이다.
정리=김동욱 기자 maximilian@hankyung.com